“도우러 왔다가 오히려 받고만 갑니다. 무료급식 점심식사 하러 오시는 노인분들이 많이 축복해주셔서 보람이 두 배가 됐어요.”
20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3동 다일공동체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신혼부부 김종운(33·LG전자 직원)씨와 이명신(여·29·조흥은행 직원)씨는 결혼 휴가를 이용해 5일째 자원봉사를 했다.

지난 14일 결혼식을 올린 이들은 “봉사하는 1주일 동안 식사비용은 우리가 책임지겠다”며 밥퍼 공동체에 신혼여행비로 떼놨던 축의금 300만원을 기증하고, 지난 16일부터 이곳에서 점심 배식을 도운 것이다.

오전 10시부터 두 사람은 똑같은 앞치마를 커플룩 대용으로 차려 입고는 계란을 부치고 시금치국을 끓인다. 배식시간이 되면 숨돌릴 새 없이 식판을 나르고, 설거지하느라 옷 속 가득 땀이 찬다. 오후 2시쯤 일이 끝나면 이들은 배식용 밥으로 점심을 대신하며 서로 허리를 두드려 주고 귓속말을 나누기도 한다.

작년 1월 서울 중구 숭의동 ‘높은뜻 숭의교회’에서 치매노인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다 만난 이들 부부. 무엇보다 남을 돕는 데 서로 뜻이 맞았다고 한다. 김씨는 이씨에게 청혼하며 “다른 이들과 나누는 결혼식을 해보자”고 제안했고 이씨도 환한 웃음으로 답했다.

그는 “결혼을 하고 바로 신혼여행을 가야 한다는 생각은 고정관념”이라며 “아내와 함께 결혼휴가를 이용해 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없을까 생각하다 밥퍼공동체 어르신들을 찾아뵙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내 이씨는 “식사하러 오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이 ‘기특한 새댁’이라고 많이 칭찬해주셔서 전혀 힘들지 않았다”며 “결혼기념일마다 밥퍼공동체에 점심식대를 후원하려고 적금을 하나 더 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이날 오후 봉사활동을 모두 마무리한 뒤 “오는 28일 주말을 이용해 제주도로 짧은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라며 “매년 결혼기념일인 2월 14일마다 성금을 기탁하겠다”는 인사와 함께 다일복지재단을 나섰다.

(안상미기자 ima7708@chosun.com )

------------------------------------------
목사님, 드뎌 이곳에 올릴만한 기사를 찾았습니다. 오래 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