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5장44절에 나옵니다.  그리고 지난 주 예배 때 봉독한 성경 구절입니다.  다시 보니 이렇게 되어 있더군요.

     "너희의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원수"니 "박해"니 해서 빅딜을 만드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공감하면서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설교 중 목사님께서 "원수"가 김정일이나 이라크가 같은 "원수"가 아니라 그저 주위에서 쉽게 부딪치는 사람들이라고 하셨습니다.  ("시-"짜가 들어가면 대부분 해당한다고 하셨던가요?  제게는 "시-"짜가 들어가는 사람들이 없는 복을 타고나서...^^)

그리고 영문판을 보니:

     "... love your enemies and pray for anyone who mistreats you."

Enemy는 번역하면 "적"인데, "원수"보다는 가벼이 느껴지는군요.  Enemy는 사전을 보니:

     "one who hates, and desires or attempts the injury of, another"

라고 되어있더군요.  그러니 "anyone who mistreats you"와 일맥상통합니다.  

굉장히 광범위한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원수"를 정의하고 보면, 세상에는 참 "원수"들이 많습니다.  직장에서나, 그로서리에서나, 운전하는 도로상에서나, 또 가정에서도.  때로는 아내와 줄리아도 저를 "mistreat"할 때가 있습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임.  당사자들은 극구 부인할 겁니다...^^)

농담이 아니라, 제가 2006년 1년간 저와 함께 일한 직장상사는, 위의 정의에 의하면, 원수 중에서도 아주 고약한 원수였습니다.  다행히도 올해부터는 다른 사람과 일하게 되어 한결 나은데, 그래도 같은 직장에 있다보면 부딪치게 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아침에 제가 실험실에 있는 컴퓨터에서 현미경 사진들을 분석하고 있는데, 난데 없이 나타나 뜬금없이 자기가 그 컴퓨터를 써야된다고 합니다.  (현재 그 소프트웨어가 그 컴퓨터에만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찜해 놓은 것도 아니고, 자기 전용도 아닌데 내놓으라고 하니 한 순간 뚜껑이 살짝 들썩들썩거렸습니다.  그런데 못들은 척하고 열 까지 세고 나서, "OK"하고 일어나서 다 쓰고 나면 알려달라고 하였습니다.  (결국 몇 시간 쓰고나서 알려주지는 않더군요... ㅉㅡㅂ).

그런데, 제가 왜 이렇게 한 걸까요?  불신자이지만 성경 말씀에 영향을 받은 걸까요?  목사님 설교 때문일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제게는 또 다른 가설이 있습니다.  저도 눈과 귀가 있어, 주위에서 성공하고 출세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그런데 저한테는 반골기질이 있어 남들에게 쉽게 동의를 하지 못하고, 꼭 체크를 하고 지나가야 합니다.  특히 저에게는 아니더라도, 다른이를 "unfairly mistreat"하는 사람들을 보면 성이 버럭버럭납니다.  그러다 보면 출세는 둘째치고, 일은 더 잘하고도 남들보다 뒤쳐지기 쉽습니다.

그래도 제가 바보는 아니라서 그런 사람들에게 좀 더 잘해 주기로 하자는 생각이 자꾸듭니다.  "원수"에게 잘해주기로 말입니다.  우리 목동님 말씀에는 제가 나이가 들어 좀 더 둥글둥글 해져서 그렇다고 하실 것입니다.  윤목자님은 제가 "아무리 봐도 불신자가 아닌 것 같애"서 라고 하시겠지요.  그런데 제가 한동안 생각하고 있던 과제입니다.  성경말씀이 그 생각을 좀 더 다져주었겠지요.

그런데 저는 상당히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원수"를 사랑해서 저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하늘의 상급"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세상적인 출세를 더 바랍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나이들어 직장에서 도태되어 짤리지 않고 남들과 같이 진급할 때 진급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오랫동한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는" 것이 여기에 도움되지 않으면, 저는 아니할 것입니다.  그래서 곰곰히 되씹어보니, 진정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오랜 세월 동안 장애물과 힘든 사람들도 많았을텐데, 그럼에도 성공한 것은 "원수"를 원수처럼 대하지 않고, 원수를 자기 편으로 만들었지 않을까 되새겨 봅니다.  물론 직장에서는 남을 이용하고 등쳐먹고도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은 "진정"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아닐 것입니다.  언젠가는 한계에 도달하겠지요.

그래서, 저도 남들만큼 하고 가족과 행복히 살기 위해, 올해에는 "원수"하고도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평소에 마음에 들지않고 힘든 직장 동료/상사들 하고도 일을 할 수 있음을 남들에게 또 저 자신에게 보여주려고 도전할 것입니다.  얼핏 보면 모순같지만, 제게는 저의 개인적인 이익추구와 "원수를 사랑하라"는 성경말씀이 부합하는 부분입니다.  동상이몽이라고 하기도 하고, 영어로는 "스윗 스팟"이라고도 하지요...^^

어쨌거나 제가 이렇게 여기서 주절거리는 것은 제가 "원수를 잘 사랑하라"고 기도를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제가 불신자이지만, 진실한 마음들이 모은 기도는 반응이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니 염치없지만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